|
|
|
 |
|
|
|
|
 |
김진형 |
|
|
 |
회사의 부당 해고통보에 대하여 |
|
 |
안녕하십니까? 저는 30대 중반의 샐러리 맨이고 97년도에 입사해서 8년 넘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메일을 쓴 이유는 최근 회사 동료분(A이사님)이 사측으로부터 받은 부당한 해고 통보에 대하여 사측이 직원을 이렇게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이러한 인사 조치가 부당하다면 해고 통보를 받은 동료분이 사측에 어떠한 권리를 요구할 수있는지 자문을 구하고 싶어서 이렇게 상담글을 올립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97년 10월에 저는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품질보증부 직원으로 입사를 하게되었습니다.
당시 집이 파주에 있었던 대학 선배가 삼성동에 위치한 사무실로의 출퇴근이 어려워 이직을 고려하던 중, 제게 그 자리를 물려 주고 퇴사를 한겁니다.
저는 그렇게 품질보증부 직원의 일원으로서 당시 품질보증부 책임자인 A차장님(현재 이사임)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3년간 그분의 지도하에 회사 제품에 대한 여러 가지 기술 사항과 지식을 익힐 수 있었고 그러한 현장 지식을 바탕으로 지금은 해외영업부에서 아시아 지역의 팀장으로서 5년 넘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식품 포장재를 수출하는 업체로서 외국의 바이어로부터 제작 가능한 제품의 생산을 수주하여 국내 협력업체를 통하여 제작, 저희 회사 이름으로 수출하는 무역 업체이며, 제가 입사할 당시엔 연간 30억 정도의 매출액을 올리는 작은 규모였지만 꾸준한 성장을 계속하여 현재 100억이 넘는 매출액을 올리고 있으며 해외 파견 인원 및 현지 직원까지 포함 대략 20명 정도의 인원을 가진 중소 업체입니다.
식품 포장재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현장 작업자들에게는 아직도 3D 업종 중 하나인 분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습니다.
제일 흔한 과자 봉다리를 예로 든다면, 얼핏 보기엔 얇은 단일층의 플라스틱 필름 같지만, 바깥부분은 디자인을 인쇄한 필름과 열봉합이 되도록 다른 재질의 플라스틱 필름을 합지한 것입니다.
다량의 동일한 디자인을 인쇄하기 위해 동그란 형태의 동판에 음각 조각을 새기고 그 음각 부분에 잉크를 묻혀 잉크가 플라스틱 필름에 전이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청, 적, 황, 먹 등의 4원색 외에 흰색 및 다른 색상을 최대 8~10도까지 조합하여 인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전이된 작은 잉크들이 제자리에 정확히 그리고 적당량이 전이되어야만 디자인 자체가 제대로 된 색상을 나타내게 됩니다.
적색이 많으면 색상 자체가 붉게 보이고, 황색이 많으면 노랗게, 그리고 청색이 많으면 파랗게 보이지요.
이러한 인쇄 공정에 사용되는 동판은 컴퓨터에 의해 정확한 깊이와 위치가 조절되어 만들어 지지만, 제작할 때마다 100% 동일한 동판을 만들 수 없는 것이 현실이며, 또한 인쇄 설비 및 색상 조절도 작업자에 의해 조절되므로 인쇄할 때마다 색상이 조금씩 다르고 기온(온도나 습도)에 따라 영향도 많이 받습니다.
인쇄 공정 외에도 다른 공정(합지, 숙성, 제대, 포장 등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아주 많습니다.
10여년 전, 제가 입사하기 전에 있었던 일로 필리핀에 소재한 네슬레사에 납품한 커피 포장지의 색상이 승인된 인쇄 견본과 달라 총 6 컨테이너 분 중 절반이 불량 처리되어 Claim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바이어 측으로부터 클레임을 받았을 경우, 불량 제품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생산을 담당한 협력업체에 있습니다.
필리핀 네슬레사로부터 받은 클레임의 경우, 해당 제품을 제조한 협력 업체에 저희 회사의 수수료까지 모두 포함하여 클레임을 청구하였으므로 저희 회사로서는 경제적 손실은 입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그 사건으로 당시 품질부 책임자였던 A이사님이 책임을 지고 회사를 그만 두었다가 회사의 요청에 따라 제가 입사하기 전에 재입사를 하셨던 겁니다.
저희 회사는 무역 업체로써 생산 설비가 없기 때문에, 생산은 전적으로 협력 업체에 의뢰하여 진행하고 있으며 생산 공정 중 확인이 필요한 공정은 그때 그때 현장 방문을 통하여 제대로 생산이 되는 지 확인을 하며 불량이 발견될 경우, 시정을 요청하지만 전 공정에 대한 품질 확인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자체 생산 설비를 갖고 있다면 담당자에게 책임을 물어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주문할 수 있겠지만, 품질 관리를 엄격히 한다는 이유로 거래처 직원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도 없고, 최대한 협조를 요청하지만, 현장 작업자들은 자기만의 기술적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요구하는 시정 사항 및 이의 제기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마디로 각 공정별 현장 관리에 대한 전문적인 기술지식 없이는 현장 작업자를 우리가 원하는 방향대로 끌고 가기가 어렵습니다.
저희 회사는 대략 3군데의 협력업체를 갖고 있으며 각 협력업체도 필요에 따라 외주 가공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체 품질부 직원에는 앞에서 말씀드린 A이사님과 ISO 시스템 도입을 위해 새로 뽑은 B팀장(입사 6개월), 입사 2년차 C부팀장과 신입 여직원 등 4명이 있으나 현장을 방문하여 실질적 품질관리를 할 수 있는 인원은 A이사님과 C부팀장 뿐인 상황입니다.
A이사님은 지난 10년간 어려운 현장 여건 하에서도 까다로운 바이어 측의 품질 관리 요구 사항들에 대해 적절한 기술적 지도와 조언으로 현장 작업자들을 이끌며 품질 관리에 대한 개념이 낮은 협력업체의 관리 수준을 높이는데 상당한 공헌을 하신 분으로 정말 묵묵히 그리고 아주 열심히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신 분입니다.
아마 A이사님의 그러한 노력이 없었다면 오늘의 회사 매출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단언할 수 있습니다.
(작년에 이사로 진급을 하셨는데, 직급만 이사지 회사에서는 일반 직원과 다른 예우를 해준 것도 없는 상황입니다. 핸드폰 사용료 본인이 내시고, 차량 유지비가 나오지 않아 댁에 차 놓고 다니십니다. 법인 카드 지급 및 기타 중역으로서 회사에서의 지원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작년 말 회사측에 직원들이 몇가지 건의 사항을 올린데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회사의 매출이 올라가도 연말에 성과급도 없고 명절에 회사로부터 제대로 된 선물하나 받은 것이 없는 상황이라 성과급 제도의 적용과 3년 전부터 년/월차 대신 주 5일 근무제를 적용하면서 휴일을 잘 못 찾아먹는 현실을 고려, 분기별로 1일씩 년 4일 정도의 휴일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건의 안을 사측에 올렸는데, 사측에서는 이를 노조의 성격으로 간주하여 건의안을 주도했을 것으로 예상한 영업부 팀장 한 명을 현재 맡은 지역에서 다른 지역을 맡도록 하고, 건의안에 사인한 A이사님에 대해서는 2월말부로 해고통보를 단행하였습니다.
건의안에 대해서는 본인 주도하에 1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 한하여 직원 사기 진작 및 복지 증진의 차원에서 정말 순수하게 의견을 모아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 최대한 사측과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리를 한 것으로 혹시 만약의 불상사에 대비하여 건의안에 참여한 모든 직원이 사인을 한 것입니다. 누구 한 사람의 의견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말입니다.
직원들간 술자리에서 회사에서 이런건 정말 너무한다며 자주 얘기를 하던 중, 관리부 E이사와 영업부 F이사(사장의 친척임)가 건의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잦은 공장 방문으로 건의안 작성에 참석을 거의 못하셨던 A이사님은 최종적으로 작성된 건의안에 대해 그리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계시지 않으셨던 상황입니다.
전 직원들의 적극적인 협조하에 3 이사님을 제외한 동참자들의 사인이 이루어졌고 A이사님은 직원들의 의견에 힘을 실어 준다는 뜻에서 내키지는 않지만 사인을 하셨습니다.
물론 관리부 E이사는 아예 이름을 올리지 않았고, 영업부 F이사는 사인을 거부해 A이사님과 1년 이상된 직원들의 사인만 있는 채로 사장에게 전달된 것입니다.
직원들이 건의안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사기진작 및 동기부여를 위한 인센티브제 적용, 2) 분기별 1일 평일 휴가 보장, 3) 하절기 휴가에 대한 연중 개인별 휴가 일정 자유 선택권 보장, 4) 중, 단기 해외 출장시, 귀국 후 1일 휴무 보장, 5) 개인별 자기 계발비 지급 (월 10만원 상당)
2)번 항목의 경우, 주 5일 근무제로 여직원들은 생리 휴가도 없고, 장기 근속자는 신입 사원에 비해 년,월차 수당에 대한 권리를 거의 못 찾는 상황이기에 건의를 한 것이고 자기 계발비도 금년 연봉 인상이 적은 것을 감안하여 복지 후생 차원에서의 지원을 위해 언급한 것입니다.
물론 위의 건의 사항들을 사측에서 100% 수용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직원들이 이렇게 처음으로 건의안을 올린 것에 대해 사측이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 귀기울여 줄 것으로 기대했었습니다.
그러나 사측에서는 귀를 기울이기는 커녕 건의안을 노조의 성격으로 보고 회사 관리 업무를 많이 알고 있는 A이사님을 해고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A이사님에 대한 사측의 해고 통보는 합당하다고 봐야 하나요?
아래의 해고통지서 내용을 보십시오.
물론 해고통지서에는 건의안에 대한 어떠한 내용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사로서 직원들이 그러한 건의안을 제출한데 대해 사측의 입장에서 대변은 못할 망정 동조를 했다고 하여 본분을 망각했다는 듯한 내용과 7년전(실제로는 앞서 언급한 10년 전)의 일을 그것도 그일로 한 번 회사를 그만 두셨던 분에게 이제와서 경영상의 손실을 운운하며 크고 작게 발생하는 불량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임한다고 합니다. (사장은 자기가 한 일 아니라는 식으로 뒷전에 물러나 있고, 새로 오신 CEO라는 분이 총대를 맨 상황입니다.)
참고로 저희 회사는 연봉제를 적용하면서 퇴직금이 얼마 안 되어 이렇게 갑작스럽게 해고 당할 경우, 뭐 어떻게 대비할 여력이 없습니다.
작년에 대학에 입학한 따님이 있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등록금 준비도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어 정말 안타깝습니다.
10년이 넘게 성실히 근무한 직원을 너무도 성의 없이 이메일 한 통으로 내쫓는 현실을 이렇게 보고만 있자니 젊은 혈기에 울화통이 터집니다.
또한 다름아닌 제가 그 문제의 건의안을 작성하여 A이사님께 사인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A이사님이 마지 못해 웃으며 사인해 주셨는데, 저도 그에 대한 책임이 아주 큽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A이사님을 도울길이 없는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현재 A이사님은 해고통지서의 내용에 따라 2월말부로 그만 두실 예정입니다.
아마도 너무 정 떨어져서 겠지요.
실망과 배신감...
제가 두서 없이 장황하게 설명을 드렸는데, 내용을 잘 이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러한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며 이미 A이사님이 회사를 그만두시기로 결정하신 만큼 A이사님이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면 최대한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꼭 도와 주시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A이사 귀하,
회사 임원의 신분은 경영주체의 일원으로 책임과 권한이 일반직원과 다르다는 사실은 일반적인 상식입니다. 중역의 역할은 맡은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므로 회사 경영 수지에 기여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A이사 경우, 과거 7년 전에도 수출 제품의 검사 실수로 해외거래선으로부터 Claim을 받아 엄청난 손실을 초래한 이후, 반복되는 크고 작은 품질문제로 거래선으로부터 금전적 손실은 물론이고 향후 지속적인 수주활동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 회사경영에 치명적 타격을 입히고 있습니다.
2004년 수출한 태국향 포장지도 4백만장이나 품질불량으로 Claim을 받아 지금까지도 해결이 되지 않고 회사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A이사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수출포장지의 품질을 안정화시키고 하자문제를 사전에 방지함으로서 회사수지경영에 도움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개선됨이없이 계속 동일한 불량이 반복해서 발생되고 있어 더 이상 회사로서 감내하기 힘든 상황에 도달,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조기에 품질안정화를 정착시키고 손실을 줄이기 위해 금번 A이사를 2월말로 퇴임조치하게됨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앞날에 행운과 건승을 빕니다.
2006년 2월 9일
대표이사위임하에 --- CEO" |
|
 |
변호사 |
|
 |
1.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해고·휴직·정직·전직·감봉 기타 징벌을 한 때에는 당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그 구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
|
|
|
|
 |
|
|
|
|
